사람됨은 사람됨이고, 책 읽기는 책 읽기이다. 무릇 만약 사람이 열번 읽어서 깨치지를 못한다면 20번을 읽고, 또 깨치지 못한다면 30번에서 50번까지 읽는다면 반드시 깨달음에 이르는 데가 있을 것이다. 50번을 읽어도 어두워서 깨닫지가 못해야 기질이 좋지 못한 것이다.
(그런데) 오늘날 사람들은 열번도 읽지도 않으면서 도를 깨우칠 수 없다고 말한다.
"주자어류" 학4 '독서법'上 57조목 중.
爲人自是爲人, 讀書自是讀書. 凡人若讀十遍不會, 則讀二十遍; 又不會, 則讀三十遍至五十遍, 必有見到處. 五十遍暝然不曉, 便是氣質不好. 今人未嘗讀得十遍, 便道不可曉.
------
과제 겸해서 예전에 살펴본 주자어류 중..
예상은 했지만 역시나 전습록의 왕수인은 상당히 파격적이면서도 독실한, 일견 종교 지도자 쯤에 가까운 사람이라 놀랍지는 않았지만, 상당히 딱딱하고 면도날 하나 안 들어갈 수도승 같은 이미지로 생각한 주희가 생각보다 꽤 저돌적이고 열정적인 사람이라는데에는 꽤 놀랐다.
오히려 과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선생님 내지 학자분들이라면, 그 꽤나 엄격한 듯 하면서도 그 만큼 공부에 골몰하는 그 점이 당연할만큼 오히려 주희 스타일이라는 느낌..
2013. 6. 3
----
2013년 시점으로부터도 더 예전인 학부 시절의 명청사 수업에서 레퍼런스가 포함된 "사상가들의 대화록"을 만들어 오랬던가? 하는 과제가 나온 적이 있었다. 양명학에 사로잡힌 당시의 나는 당연히 주희-육구연의 대화 속에 왕수인이 끼어드는 포맷?을 골랐었던 기억.
어제 완독한 '크리에이션'을 읽으면서, 그 시절 과제가 생각이 났다.
2019. 1. 22
'역사 관련 잡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삼강행실도"에 대하여 (0) | 2021.12.12 |
---|---|
한국 전근대(사상/문화)사 연구의 (불)가능성 (0) | 2019.07.01 |
정관정요-대학연의 세대교체 문제(131115) (0) | 2019.01.16 |
조선시대의 나이제와 학번제(130920) (0) | 2019.01.15 |
조선시기 유불관계와 '포용적 우월론' (0) | 2019.01.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