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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쩌다보니 인연이 닿아 던컨 선생의 대학원 강좌를 몇 학기 정도 수강할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그 때 누차 강조하던 내용이었는데, 우연히 눈에 띄어 집어든 책에서 좀 더 깔끔히 정리된 것을 보니 새삼 반가운 기분이다.
2) 해당 인용문을 보면 자세히 나와있듯이, 던컨 선생의 핵심논지는 단순히 "왕조교체의 연속성"에만 한정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건국을 일으킨 기반으로서의 지배층 교체'만을 부정할 뿐, 중앙정치제도 및 사회적 변화에 대해서는 충분히 숙고하고 있으며, 그 사회 변화를 추동한 정신적 기반으로서의 ('북송 고문학'이 기반이 된) 성리학의 역할을 적어도 흔히 오해받는(혹은 이상한 대목에서 찬양받는) 바 보다는 충분히 강조하고 있다.
(나중에 시간이 좀 나면 아이젠슈타트도 검토를 좀 해볼 필요는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미 던컨이 비판받으면서 함께 비판을 받았던 것을 잘 알지만, 그럼에도 일독의 가치가 있음은 부정하기 어렵다.)
3) 이와 별도로 사소한 것으로, 기억도 나지 않는 석사생 시절 던컨선생의 수업시간에
"저는 사상에 대해 관심이 있기는 한데, 지식인 개인의 실천이 사회를 바꾼다는 것은 도무지 신뢰가 안 가고, 오히려 사회의 여러 변화가 제반 문화현상에 영향을 주고, 그것이 지식인의 작업으로 수렴되는데 관심이 있다" 고 하자.
"그러면 평시군의 관심사는 '사상사(history of idea)'가 아니라, '지성사(intellectual history)'와 '문화사(cultural history)'의 중간 쯤 있는 것이라고 하는게 맞겠네"라는 답변을 들은 적이 있다.
그때나 지금이나 던컨 선생의 규정법에서는 문화사는 그렇다치고 '지성사(intellectual history)'에 대한 개념정의가 좀 특이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이 글에서도 나오듯이, "철학적 저서뿐만 아니라 문학작품 등의 폭넓은 자료를 이용하는 방법"으로 이를 정의내리고 있다), 어쨌거나 지금까지도 던컨 선생의 그 답변은 '나의 관심 방법론'같은 것을 좀 자세히 설명할 때 요긴한 방법으로 활용 중이다.
2019. 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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