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촌 권근(1352∼1409)은 여러모로 굉장한 사람인데.. 고려말 정도전 반대편에 붙은 주제에 적당히 잘 잠수타다가 조선으로 홀랑 잘 환승했던 이야기야 유명하지만, 
그거 말고도 건국 후 태조 이성계한테 자기가 자기 입으로 (대놓고 직접적으로!) 자기 공신시켜달라고, 남들이 시키지도 않은 자기 일대기를 (무려 스스로!) 정리해 장편의 진정서를 좔좔 써다 낸 장본인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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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태종 즉위하고 나서는, 자기가 공신이니까 (살아있는) 자기 부모한테까지 공신 봉작 달라고, 자기가 공신인데 자기 부모가 아무것도 아니라서 넘나 송구하다며, 연세가 여든이나 넘었으니 그것만으로도 받을 만 하지 않느냐며.. 또다시 진정서를 올리는 대단한 철판의 소유자... 정말이지 놀라운 사람입니다. 이것이야말로 "잘 배운놈의 뻔뻔함!"


1) "부처를 존숭하고 절을 세우면, 인과응보의 법칙에 따라 하고 싶은 대로 감응되지 않는 것이 없어, 널리 인간 세계를 복되게 하여 부요해지고 유익하게 하기를 한이 없이 한다는 부처의 말이, 어찌 신의 언어로 형용할 수 있는 것이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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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사람들이 부처에 현혹됨이 생사에 관한 말보다 심한 것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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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편의 글의 텀이 1년도 안 되는 것이 또 우리 양촌선생의 대단하심!!!


2016. 7.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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