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보니 반년만에 글을 쓰는데, 그 반년전 글도 박사논문 관련이고 이번 글도 박사논문 소개글이다. 반년전 글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약간은 의식하고 쓴 것이기도 하다.
어쨌든 박사논문에서는 '복수의 유교의 존재가능성' 내지 '시기에 따른 유교적 규범의 성립-변화과정.' 같은걸 말하려고 나름 노력했다. 너무나 많은 내용을 때려박은 나머지, 실제 논문에서는 어지럽게 섞여있지만 일단은 내 스스로는 그리 생각한다. 하기사 어쩌면 박사논문을 쓰고 나서, 1년정도 박사논문 소개글//박사논문 소개발표를 여러 차례 준비하면서 곱씹다보니 깨닫게 된 사실인 부분도 조금은 있을 것이다. 아무렴 어떠냐 싶지만..
솔직히, 지금 박사논문은 너무나도 서술이 난삽해서, 단행본 작업을 할 때는, (보통 하는 '증보작업' 대신.) 한 20% 정도는 아예 내용을 싹 덜어내고, 한 5%정도 모자란 부분 보태면 어떨까 상상만 하고 있다.(책 내주겠다는 사람 아무도 없지만 그냥 계획은 계획이니..)
어찌되었건, 박사논문을 '털어낼' 준비를 하는 중이다. 따지고 보면, 유교란게 얼마나 '간단히 정의하기 어려운 것'인지를 말하는데 뭔 이렇게 말이 길었나 싶기도 하다. "자기가 아무것도 아는게 없음을 아는게 박사학위 취득으로 얻는 덕목"이라는 오래된 농담에 따르면, 나도 어느새 아주 어엿한 박사가 되어버렸는지도 모른다..
아직도 써 보고 싶은 글감은 이것저것 있는데, 아직 박사논문만큼 호흡이 긴 중장기작업을 잘 상상해내지는 못하고 있다. 어쨌거나 박사논문을 털어내면, 한 몇편정도는 박사논문에서 다룬 거창하고 추상적인 이야기를 메꿀 수 있는, 인물사 작업같이, 조금은 더 미시적인 문제를 다루어볼까 생각도 하곤 한다. 강단에 올라가보니 내가 너무 거창한 이야기밖에 못하는구나 절절히 느꼈기 때문이다.
2024/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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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논문을 말한다] 덕형절충과 유교 이념의 제도화 연구_이상민 http://www.koreanhistory.org/webzine/view/57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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