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노트-메모
김인호, 2013 역사적 인물로 본 이색(李穡) 지식인과 정치가 사이에서
평시(lazyreader)
2017. 7. 11. 03:30
이색은 현재 남아있는 초상화와 그의 시문들을 통해 인간적 모습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 초상화 속의 이색은 체구가 비대하고 얼굴도 좀 큰 편이며, 대머리였다. 그렇지만 그는 아프기도 자주했고, 치아도 별로 좋지 않았다. 그럼에도 술을 즐기는 편이어서 스트레스 해소는 여기에 의존 했던 듯하다. 두뇌는 명석해서 글을 잘 지었지만, 외국어 능력이 좀 떨어졌다.
개인적 성격은 사람들과 만나는 것을 좋아했지만, 외향적이지는 않았던 것 같다. 왜냐하면 이색 자신이 정치적 리더가 되려고 주체적으로 사교와 활동 영역을 넓혀 갔던 느낌이 들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자신에 대한 자존감은 매우 컸는데, 그 바탕은 문장력과 엘리트적 성취감이었다.
김인호. 2013. 역사적 인물로 본 이색(李穡) 지식인과 정치가 사이에서. 역사와현실, 89 中
----
세상을 들어 엎겠다는 정도전의 엘리트의식에 비교해 자주 가려지는 경향이 없지않아 있지만, 이색 또한 자기 입지가 급격하게 떨어지는 그 과정 속에서마저도 끝까지 유지했던 나름의 엘리트의식이 분명 있었을것이다..
여담으로 말하자면, 악착같이 원칙을 붙들고 늘어지는 집념으로 똘똘뭉친 혁명가의 선민의식은 충분히 엘리트주의적이다.
하지만, 어쩌면 필요에 따라 필요한 만큼의 변통을 이야기할 수 있는 변통가의, '내가 정한 원칙을 아무리 바꾸어도 나 자신을 유지할 수 있다'는 생각을 전제로 한 변통론이야말로 진정으로 지독스런 엘리트주의적 자신감의 산물일지도 모른다.
2013. 10. 31